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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2회_ 동상] 우울증의 입구에서 다시 일상으로 회복시켜준 고마운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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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입구에서 다시 일상으로

회복시켜준 고마운 상담





  원래 제가 계획했던 2020년은 3학년에 올라가기 전에 1년간 휴학을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싶었던 꿈 많은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1월부터 코로나로 인해 아무래도 제가 계획했던 여행이며 아르바이트며 여러 가지 활동들이 쉽지 않을 거 같아 그냥 3학년 1년을 더 공부하는 것으로 급하게 계획을 수정하였습니다.


  저는 선천성 심장병이라는 기저 질환이 있는 상태이고, 다른 사람들보다 코로나에 더 취약한 상황이어서 정말로 집콕만 하면서 대인 관계를 최소화하며 온라인 수업만 들으며 지내는 단조로운 일상이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밖에 외출했다가 들어오면 소독과 청결은 철저히 하고,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은 곳에는 전혀 가지 않는 철저한 방역 위주의 생활이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집은 경기도 시흥시인데 가끔 학교에 갈 일이 있을 수도 있고, 강원도가 조금 더 인구 밀도가 낮고 쾌적하여 춘천에서 계속 할머니와 단 둘이 지내고 있는 단조로운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저만 힘든게 아니고 모두 다 겪는 시간들이라 1학기에는 그럭저럭 참으며 한 학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제약을 받는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2학기에 들어서니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들면서 일상생활과 학교 수업에 지장을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2020년 9월 넷째 주쯤 학교 전공수업을 듣고 있는데, 수업에 집중이 되지 않고 수업을 듣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심지어 학과에서 가장 설명을 잘 해주시는 교수님 수업마저 집중이 되지 않았고, 교수님의 설명이 마치 귓바퀴를 한 바퀴 돌고 뒤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으로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집중이 아예 안됐습니다. 그 당시에는‘그냥 추석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아 집중이 안 되는 것인가 보다.’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추석이 끝난 후에 더욱 집중도가 떨어졌고, 점점 더 무기력해졌으며,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즐거움과 행복이란건 찾아볼 수 없었고, 우울감에 파묻혀 갔습니다.


  그러한 제 모습이 너무나 싫었고 답답했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나날들이 지속되자 도저히 삶을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죽고 싶었지만 살고 싶었고 저를 살리기 위해 이 무기력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길 원했습니다. 우울감으로부터 벗어나 죽어가던 저를 살리고 원래의 저의 모습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결국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020년 10월 8일 학생 상담센터에 상담을 문의하였습니다. 학생 상담에 대한 정보는 강원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로부터 “장애학생 맞춤상담 편편톡 프로그램” 소식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2020년 10월 8일 학생 상담센터에 심리상담을 문의하여 본격적인 상담 시작 전 기초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2020년 10월 9일 전공실습을 하고 난 후 저녁에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로 우울하였고, 답답하고 미쳐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심리상담 초반에는 상담 진행 후 약 2시간 후 정도까지만 마음이 조금 나아졌던 것 같습니다.

저녁때가 되면 여전히 무기력했고, 그 다음 날이 되면 상담을 받은 게 맞는 건지 모를 정도로 무기력과 우울감은 그대로였습니다.


  2020년 10월 13일 본격적인 상담을 시작했지만, 바로 그 다음 날인 2020년 10월 14일 하루 종일 전공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고, 급기야 학과 사무실에 찾아가 3학년 2학기를 포기하고자 중도휴학을 하고 싶다고 문의하였습니다. 수업에 전혀 집중 할 수 없는 상태로 보내는 이번 학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였고, 중도휴학을 하기로 마음먹었으나. 행정적인 절차상 이미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 중도휴학은 가능하지 않았고, 학과장님께서는 저의 우울증에 관련된 객관적인 병원 증빙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강원대병원 정신건강 의학과 교수님께 접수하여 문의하였지만 저의 정신 건강을 상담하여 진단 결과가 나오는 시기는 12월 초쯤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12월 초면 3학년 2학기는 이미 거의 끝나 마무리 되는 상황이어서, 중도 휴학을 하고 싶은 저에게 강원대병원 상담은 당장 별 의미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휴학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가족들과 논의해서 다음과 같이 하기로 정하고 어떻게든 2학기를 마무리하기로 하였습니다.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이라도 산책이나 운동 등 바깥 활동을 하며, 바깥 활동을 늘리려고 노력할 것.

학교 내 학생 심리상담을 꾸준히 할 것.

시간을 확보해 경기도에 있는 집을 다녀가든지, 주말에 친구를 만나든지, 전화라도 해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노력할 것.

2학기 공부에 대해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편안히 마칠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둘 것.

 

  이후 집콕만 하던 저도 매일 꾸준히 밖에 나가 운동을 하고, 학교내 상담도 하며 조금씩 바깥 활동을 늘려 갔습니다.


  심리 상담은 일주일에 한 번씩 1시간동안 총 11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MBTI, 대인관계 요구도등의 객관적인 검사지를 이용한 검사를 통하여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MBTI 검사를 통해서는 저의 기질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며 이 기질도 경험이나 성장을 통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도 알게 되어 조금 더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대인 관계 요구도가 높게 나와서 저에게 대인 관계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위의 심리상담을 진행하면서 저에게 학습상담도 병행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고 추천해 주셔서 일주일에 1회 총 7회에 걸쳐 학습 상담도 병행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학생 상담센터에 상담을 문의한 근본적인 문제는 무기력과 우울감이었지만 이러한 심리적인 문제가 2학기 학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을 이겨내면서 학습적인 부분 또한 개선하기 위해 학습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3학년 2학기에 학교생활 학업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동기부여’ 였다고 생각합니다. 무기력과 우울감으로 떨어질 때로 떨어진 자신감이, 평소 관심이 있던 전공수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업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학습상담 선생님께서는 저의 심리적인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학습 동기를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고, 심리상담을 통해 그 부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심리상담을 진행하면서 어린 시절에 ‘선천성 심장병으로 인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상황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이 저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기본 ‘핵심신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우울증도 코로나라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오는 우울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원인을 알고 나니 제 우울한 마음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들도 조금 더 명확해졌습니다.

 

  학습 상담에서 정했던 학습 목표는 시간 관리였고, 저 스스로는 바빠서 남는 시간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학습시간 계획표를 작성해보니 제 생각보다 남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밤에는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강의를 원래 들어야 하는 시간에 집중해서 듣는다면 제가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못해 넘쳤습니다. 남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보려고 시간표를 책상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이고, 시간표에 맞추어 학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솔직히 100% 성공적으로 남는 시간을 잘 활용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 자신에게 남는 시간을 인지시키고 학습 상담이 끝나고 기말시험 기간 때쯤은 어느 정도 시간 관리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습 상담을 통해 “포스트잇을 활용한 대단원(중요 내용) 정리”라는 학습 전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습 상담 선생님께서 학습 노트 정리법을 알려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노트를 반으로 나눠 중요용어와 한쪽에는 설명식으로 정리하는 방법이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학습노트 정리법을 통해 단권화한 자료에 포스트잇을 붙여서 포스트잇에는 그 페이지에 대단원에 해당하는 소위 핵심개념만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활용해보니 확실히 단권화작업만 했을 때보다는 효과가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상담 후 좋았던 점은 학습 성격 검사를 통해 나의 기질과 성격을 이해하고 공부 습관을 잡을 수 있었던 것과 진로 적성 검사를 통해 흥미는 어느 분야가 높은지, 적성은 어느 분야에 맞는지 취업과 관련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이고 이를 토대로 취업 상담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3학년 2학기를 잘 마칠 수 있을까 저 자신도 가족들도 모두 걱정이 컸지만 무사히 잘 마치고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저에게 시간 내어 정성 들여 상담해 주신 심리상담 선생님과 학습 상담 선생님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학교에 마음이 아픈 학생들을 위한 이런 상담센터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고 저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제 2021년에는 1년간 휴학을 하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아직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라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작년과는 달리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다양한 일에 겁내지 않고 도전해 보려 합니다.

  학과에서 필요한 전공과 관련한 자격증도 도전해 볼 것이고, 친구들과 가까운 곳이라도 같이 여행이라도 가 볼 것이고, 운전도 해 볼 것이고, 하고 싶었던 모든 것에 도전해 볼 것입니다.

학우들 중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우울함이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학교내 심리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려 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분명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이해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조금 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우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학습 상담을 받아보길 추천합니다. 시간 관리와 학습 태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언제든지 여러분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들이 학교 나래관에 학생상담센터에 계시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코로나가 종식되길 기원하며, 모두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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