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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3회_ 우수상] 과거의 기억, 그 안에서 현재와 미래의 실마리를 찾아 도와주는 학생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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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심리 건강 지킴이 ‘두리다리’ 활동을 통해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학생상담 센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두리다리’에서는 심리 관련 정보 글을 게시하는 것부터 홍보, 상담센터 인식개선 방안 도출하는 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야 했는데 이 활동 대부분 제가 겪었던 일을 기반으로 저를 투영해서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가스라이팅’, ‘우울증’, ‘상담 수기 관련해서 너무 무거운 상담 수기뿐 아니라 누구나 어렵지 않고, 무겁지 않게 상담센터를 방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담 수기가 개시되면 좋겠다’ 등의 내용을 게재했고, 이 활동들은 과거의 묵혀뒀던 저를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2018년도에 우울증이 발병하여 정신의학과에서 약을 처방받으며 학교에 다녔습니다. 입시 실패의 자괴감과 함께 삼척이라는 고립된 환경은 가뜩이나 불안감을 호소하던 제게 큰 영향을 주었고, 그렇게 찾아온 우울증은 나인데 내가 아닌 나를 매일 마주하는 끔찍한 상황과 원래 이런 사람 아니라는 말로 주변인에게 저를 소개해야 했던 시간을 마주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그 시간을 버티며 차츰 약을 줄여나갔고, 결국 더 이상 병원을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한 남학생을 사귀게 되었고 끝난 줄 알았던 불행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 남학생은 저를 사랑한다는 명목 아래 천천히 저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분리·고립시키기 시작했고 우울증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던 저는, 그 모든 상황에서도 그를 배려했던 저는 그렇게 철저히 가스라이팅을 당했습니다. 제가 그토록 힘들었던 이유가 가스라이팅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힘들게 헤어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헤어지기 전도 힘들었는데 헤어진 후가 더 힘들었습니다. 그제야 화나 온갖 감정들이 물밀듯 밀려왔지만 이제 끝난 사이기에 해소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소하지 못한 감정은 저를 더 수렁에 빠뜨렸지만, 그 당시는 제가 너무 약해져 있는 상태였기에 제 말을 듣고 상담사가 어떤 말을 하면 그 말이 평생 남을 것이 두려워서 학생상담 센터에서 상담을 통해 도움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저는 시간도 많이 흘렀으니 이제는 제가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이미 많은 시간도 흘렀고, 그동안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에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리다리 활동을 통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고, 이미 과거의 일인데 이제 와서 상담을 요청해도 될까 내가 가진 고민이 너무 작아서 상담이 되긴 할까 등의 생각으로 많이 망설여졌지만, 개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이런 상태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저를 개인상담 신청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렇게 상담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상담을 통해 혼자 묵혀뒀던 과거의 저를 같이 들여다보고 그를 통해 다시는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성격 변화가 이뤄지는 것을 바랐습니다. 아무래도 당장 일어난 일은 아니기에 또, 내가 지금 다시 과거를 생각한다고 해도 그 친구에게 내 감정을 전달할 수도 없고 저 혼자 지나간 일에 다시 괴로워해야 하니까 저에게 어려운 감정인 화와 응어리가 저를 다시금 되감았습니다. 그렇게 저에게 어려운 화라는 감정이 잠시 올라왔다가 불편한 흔적만 남기고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우선, 제가 가장 무서운 것은 과거로의 회귀였기에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성격의 변화가 우선시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았어도 왜 그렇게까지 상황이 치닫게 되었을까를 상담사님과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며, 항상 나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그 친구의 비틀린 요구를 전부 들어줬고 그렇게 배려하는 성격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화를 오로지 제가 받아왔던 점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보다 남들을 거의 본능적으로 먼저 생각하는 탓에 나를 챙기지 못하는 것을 변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어려운 감정인 ‘화’라는 감정을 자유자재로 사용해서 시기적절하게 분노도 표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상담은 시기적절하게 감정을 표출하고,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화를 잘 내지 못하는 이유가 화를 내면 분위기도 이상해지고, 내가 정말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 맞나 의심도 들고, 나는 괜찮아졌는데 상대방과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소위 ‘뒷감당’이 두려웠기 때문에 당장 시기적절하게 화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를 상담을 통해 제가 말을 하며 다시금 인지하게 되었고, ‘뒷감당’이 무서워 화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인지했으니 한 걸음씩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볍지만 사소한, 하지만 저에게 어려웠던 것. 상대방이 불편해할 것을 알지만 내 생각 전하기. 개인 퀘스트처럼 주어진 저만의 미션에 대한 상황은 바로 찾아왔습니다. 내용은 3년 만에 연락이 온 친구가 삼척에서 춘천까지 온다는 것을 서로 본가가 있는 서울로 약속 변경하는 거였습니다. 사실 너무 부담스러워서 약속을 취소하고 싶었지만, 이미 대화가 많이 오고 가서 말할 시기를 놓쳤기에 개인적으로 말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잠시 카톡으로 이야기할 거 있으니 시간 나면 전화하자는 카톡을 보낼 때,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뒤에 불편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많이 망설여졌지만 다음 주에 이 이야기를 상담사님께 전달하고 나누고 싶고, 내가 이번에 해야 다음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손이 떨려도 진행했습니다. 결론은 힘들게 진행했던 것과는 별개로 아주 흔쾌히 받아들였고, 상대방도 말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으며 훈훈하게 끝났습니다. 사실 되게 별거 아닌 내용인데 저는 불편한 상태로 있지 않고, 용기를 내서 말을 했다는 것과 뒷감당의 첫 번째 발을 내디뎌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 주에 제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기에 또, 이를 통해 더 성장할 제가 기대됐기에 용기를 내서 할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강원대학교에서는 개개인의 미래·인성·창의·협동·실천 5가지 핵심역량 발전을 위해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소중한 이번 상담 기회를 통해 인성·창의·실천 역량을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상담을 통해 끊임없이 저와 대화를 나누며 과거의 기억을 기반으로 그 안에서 현재와 미래의 실마리를 찾아 저의 내면을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활동을 통해 상담의 본질은 해결방안을 상담사님과 같이 찾아가는 과정임을 배우게 되었고, 이를 인지했기에 상담이 끝나면 다음 상담까지 기한 동안 그날 상담을 통해 그 속에서 내가 발전할 수 있는 점을 다각도로 분석,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주도적으로 생각, 용기를 가지고 진취적으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며 앞으로 나아가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조금 더 쉽게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의 발판을 제공해 준 강원대학교 학생상담 센터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아직 개인 상담이 진행 중이고, 위에 언급한 본질적인 제 흉터를 같이 보듬어 살피려면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매번 상담은 질문 혹은 그저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서 아는 내용을 말하는 시간임에도 말하는 순간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또는 분별없이 이야기를 다 꺼내도 상담사님이 정리를 해주셔서 제가 그 상황을 인지하고 알아차리는 것에서 변화가 오는 게 신기했습니다.


저처럼 내 상담의 크기가 작은 것 같아 고민이시거나 혹은 오랜 시간이 흐른 과거의 일이 불쑥 나를 찾아와 괴롭혀도 너무 지난 일이라서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기 힘드신 분들, 모두 괜찮습니다. 저도 정말 고민 많이 하고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렸지만, 가지고 있는 고민의 크기가 어떠하든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고 그 용기를 낸 시점부터 가지고 있는 문제는 해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더 고민하지 마시고, 고민이 있으시면 상담센터 문을 두드려 주세요. 분명 힘들게 낸 용기, 그 이상의 가치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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