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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3회_ 장려상] ‘남에게 보이는 나’를 먼저 생각하는 삶에서 ‘내면의 나’를 먼저 생각하는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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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중등 국어 교사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이 꿈을 꿔왔고 나의 목표는 항상 국어교육과 진학이었다. 하지만 수능 성적은 내가 가고 싶은 대학교의 국어교육과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대학의 국어 교육과 몇 곳을 지원했지만 지원한 모든 대학에서 다 떨어졌다. 최초합격자가 발표되었을 때 내 예비 번호는 당연히 합격할 수 있는 번호였다. 그렇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었다. 예비 번호는 생각 보다 빠지지 않았고 수능 성적에서 한 번 무너졌던 내가 빠지지 않는 예비 번호를 마주하고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매일 밤 울지 않는 날이 없었고 스스로 잠에 들지 못 한 채 울다 지쳐 억지로 잠에 들어야 했다. 사람들이 나의 입시 결과에 대해 묻는 것이 무서워 바깥 외출도 하지 않았고 필수적으로 나가야 하는 일이 있어도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누군가 마주칠까 두려웠다. 내 방은 매일 어둠이 지배했고 그 어두운 방에서 매일 울고 숨도 잘 쉬지 못한 채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입학 후에 좋은 성적을 받아 교직 이수를 해야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지난겨울 나를 괴롭힌 대학교 최종 합격 결과 확인 페이지 창이 자꾸 떠올라 힘들었다. 그것이 떠오를 때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났고 악몽을 꾸며 또 그런 실패를 경험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대학교 입학 후에도 입시 시절 겪었던 고통을 지우지 못하고 지내던 중 학과 사무실로부터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 조교입니다. 1학년 대상으로 PAI(성격평가 질문지) 검사가 있습니다. 희망하는 학생은 공지사항 확인 후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이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나는 검사를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성격 자체가 내가 겪은 고통을 잘 털어내지 못하고 계속 속앓이 하는 성격인지 알고 싶었다. 만약 이런 성격의 소유자라면 어떻게 해야 이 고통으로부터 잘 벗어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PAI 검사를 신청하고 난 후 강원대학교 학생 상담센터로부터 검사 참여 링크를 받았다. PAI 검사는 여러 가지 성격적인 특징과 심리적 불편감 또는 어려움을 알아보는 검사로, 4개의 타당성 척도와 11개의 인상척도, 5개의 치료 고려 척도, 2개의 대인관계 척도로 이루어져 있다. 검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참여할 수 있어 편했다. 검사를 하고 난 후 바로 결과창이 나왔다. 타당성 지표 결과가 수치와 그래프 형태로 나와 있었다. 사실 이 결과는 어려운 용어도 많았고 낯선 내용이다 보니 결과지만을 보고 혼자 결과를 해석하기엔 어려웠다. 검사를 하고 며칠이 지나니 상담센터 상담 선생님으로부터 줌 주소가 담긴 메일을 받았다. 검사 결과 해석을 듣기 위한 화상 회의였다. 혼자 해석하기는 어려운 결과였는데 자세하게 결과 해석을 들을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처음 뵙는 상담사 선생님과 나의 성격에 대해 대화를 나누려니 처음엔 조금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내가 어디까지 나에 대해 털어놓아야 할지도 어려웠고 어차피 성격 검사 결과 해석이라 한 번 뵙고 말 상담사 선생님께 나를 완전히 드러내는 게 좋은 선택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생각이 나를 감싸 상담사 선생님과 나 사이에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을 무렵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내게 ‘밥은 먹었어요?’와 같은 아주 사소한 질문부터 건네주셨다. 지극히 일상적인 질문으로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니 마음이 굉장히 편안했다. 그렇게 한 두 질문을 통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나니 나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털어놓는 게 맞을까와 같이 계산적인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평소 성격이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한두 마디 털어놓게 되면 끊임없이 말을 하는 성격이라 더 편안하게 상담에 임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나의 검사 결과지를 보면 긍정적 인상(PIM)이 59점으로 ‘긍정적 인상 의심 또는 방어적 반응’ 부분에 속한다. 상대방에게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성격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나’에 대해 많이 여쭤보셨다. 이 질문도 정말 일상적인 부분과 관련한 질문이었다. ‘친구들과 먹을 메뉴를 정할 때면 어떻게 결정하는 편이에요?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친구들에게 말하는 편인가? 아니면 그냥 친구들이 먹고 싶은 음식으로 따라서 결정하는 편인가?’ 이 질문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관한 질문이었지만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일단,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제가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하지만 대부분 친구가 먹고 싶은 음식으로 먹는 편이에요.’ 친구들과의 밥 약속을 떠올려보면 항상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할 때도 눈치를 보는 편이고 상대의 의견을 더 중요시하고 그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상대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별거 아닌 상황에서도 상대의 감정을 생각하고 상대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나’였다. 이런 내게 상담사 선생님은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해보는 건 어때요?’라는 말을 건네셨다. 그렇다. 과거의 내가 힘들었던 이유도 남에게 보이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해서였고 과거의 고통으로 현재에도 고통받는 이유 또한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는 ‘나’를 먼저 떠올렸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혼자 자신을 생각해볼 때는 알지 못했다. 내가 남의 시선을 그렇게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내가 생각하기엔 만족스러워도 남이 생각하기에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으면 남에게 나를 드러내기 꺼렸고 자신의 만족도 깨버렸다. 대학교에서의 성적도 만족스럽고 스스로 한 뼘 더 성장하였지만, 남들이 보기에 나의 성장을 인정해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자꾸 과거의 아픔을 들춰내고 그 아픔의 고통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었다.


상담을 통해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내가 불편하지 않고 원만하게 유지해나가는 법도 알게 되었다. 또한 미래에 내가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그 어려움에 직면하고 해결해나가야 더 좋은 방면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후에 내 꿈을 이뤄나가면서 만약 큰 어려움을 맞닥뜨리더라도 이겨낼 방법을 찾고 스스로 단단해질 수 있었다. 상담을 통해 나의 성격도 제대로 알 수 있었고 성격에서 고쳐나가면 좋을 부분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나와 같이 스스로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고 내가 어떤 성격인지 알고 싶다면 학생 상담센터의 성격 검사를 이용해보는 게 좋을 것이다.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생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강원대학교 학생 상담센터 상담을 추천해주고 싶다. 그 사람도 나와 같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담을 통해 내 꿈을 위해 나아갈 준비는 다 된 것이다. 노력만 다해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달려가면 된다. 상담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나는 오늘도 내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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