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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2회_ 동상]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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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욕심이 많았다. 남들이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싶었고, 남들보다 항상 잘나 보이고 싶었다. 또한, 남들보다 편한 삶을 살고 싶었고, 남들보다 쉬운 삶을 살고 싶었다.


  어린 시절 그런 직업은 바로 ‘의사’라고 부모님은 말해주셨다. 그렇게 초등학교 시절 나의 꿈은 의사였다. 어떤 꿈이든 자유롭게 꿀 수 있는 시기가 지나고,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의사가 되기엔 떡잎부터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길에서도 나를 함부로 비웃음을 당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자.’ 그래서 학창시절 나의 꿈은 법조인이었다. 그러나, 나의 대학 입시 실패로 그 꿈은 져버렸다.


  그리고, 꿈을 제대로 정하지 못한 어떤 이들처럼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다. 내 주변에서는 어김없이 “학과가 마음에 안 들어.”, “전공이 마음에 안 들어. 내 생각과 달라.”라며 불평을 쏟는 말들이 생겨났다.


  그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단 한 번의 노력도 하지 않고도, 저렇게 불평할 수 있나 싶었다. 그래서 나는 노력을 하고 불평하자는 생각으로, 학과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다 보니, 재미가 느끼어졌다. 그리고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전문적인 공부는 오직, 회계만 해보았다. 그런데, 겨우 이 회계가, 남은 나의 인생을 모두 책임져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내 욕심은 역시나 많았기에,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지식들이 재밌어 보였다. 또한, CPA에 대한 주변의 기대로, 나는 부담감이 더욱 커졌고 무서웠다.


  상담사 선생님은, 다양한 말씀을 해주셨다. 그 중에서 기억나는 것은 첫째로, “지금 하고 있는 전공은, ○○님 말고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였다. 집단상담을 할 때, 참여하는 다른 분들 중에서, 같은 전공자분들은 없었다. 내가 회계에 대해 100% 모두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들보다는 알고 있었다. 그것이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전공의 유리함’이라고 하셨다. 아예 다른 분야에 도전해서 처음부터 시작하려면 늦다. 지금 전공에 대해 어느 정도 재미가 있다면, ‘전공의 유리함’을 이용하라고 하셨다.


  둘째로, “지금 잘 생각해보면, 다른 분야나 전공에 대해 깊이 배우기 위한 수고를 생각해본 적 없을 거예요.”였다. 이 말씀에 뒷목을 잡을 뻔 했다. 사실이었다.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다른 분야나 전공에 대해 흥미를 느끼었던 건, 지금의 공부보다 더 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전공을 하며, 많은 노력과 시간, 돈 등의 수고를 쏟아 부었다. 그런데, 다른 분야는 이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내가 한심스러웠다.


  셋째로,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사를 취미로 만들어 봐요.”였다. 나는 취미가 없다. 뭐든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의 생각을 갖기 때문에, 여가시간 그리고 마음 편하게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가 골치라면 골칫덩어리였다. 시간낭비는 하지 않으면서도, 미친 듯이 몰두하지 않으면서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취미가 필요했다. 그리고 상담을 통해, 그건 내 관심분야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취미’를 갖게 되었다. 사실 평소에 드는 생각을 정리한, 짤막한 글을 쓰는 것이 나의 흥미라면 흥미였고, 관심이 있었다. 단 한 번도, 이것이 나의 취미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의 취미가 되었다.


  이러한 말씀 덕분에, 나에게는 여러 변화가 일어났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던 지식들이 날 항상 괴롭혔다. 이를 테면, 심리학, 법학, 의학 등이 그랬다. 그 와중에 회계는 너무 막막했다. 회계를 전공으로 하려면, CPA를 준비하는 게 나을텐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하고, 어디까지 해야할 지가 정말 막막했다. 이 고민을 2년이나 하고 있으니, 더욱 앞이 깜깜했다.


  그런데, 집단상담을 하며 깨달았다.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회계가 우선이다. 나머지 분야는 단지 흥미이며, 취미로 충분하다.’ 이 결론을 내리니, 앞이 선명해졌다. 먼저, 4학년 2월의 CPA 1차 시험을 무조건 합격할 것이다. 그러니, 3학년이 되는 2021년은, 그것을 위한 완벽하게 노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나니, 고민은 없어졌고 집단상담이 끝나있었다.


  집단상담에서 배울 수 있는 역량으로, 협동 역량이 있었다. 이번 학기에는 사람을 볼 일이 적었다.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할 기회도 없었다. 얼굴을 마주할 화상강의 조차도, 얼굴을 가리고 교수님의 말씀만 받아 적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2시간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이렇게 재밌는 일이었는지 싶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 정말 많은 점을 배우고 얻어갈 수 있었다. 나와 다르게 정보력이 좋거나, 실행력이 좋으신 분을 보았다. 여러 봉사활동과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시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보다 나이도 어리신데도 불구하고, 여러 정보를 곧장. 실행을 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추신 게 너무 부러운 점이었다.


  그리고 실천 역량을 배울 수 있었다. 상담사 선생님이 그 4번의 시간동안 계속 말씀하셨던 것이 이것이다. 집단상담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주도적인 미래계획과 그 실천이다. 나 역시도, 이것을 위해 참여하였다. 목표만 두루뭉술하게 세우기만 하고 정작 실천하지 못하는 게 반복이었다. 그러나 집단상담에 참여한 결과로, 그 전에는 아주 막막했던 계획이 선명해졌다. 당장 오늘부터 그 계획을 실행하려는 의지가 생겼다.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상담을 추천하고 싶다. 시작하기 전에는, ‘이걸 통해서 내가 바뀔 수 있을까?’, ‘이게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지?’와 같이 겁부터 많이 냈다.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신청했던 내 자신이 후회됐다. 그런데 4번의 길지도 않은 시간이 지나니, 많은 게 바뀌었다. 암담했던 미래가 계획이 잡혔다. 또, 애써 스스로 ‘남들보다 늦진 않을거야. 그냥 남들의 속도로 맞춰 가고 있는 걸거야.’라며 위로했지만, 어쩌면 지금 내가 많이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의 간극을 어떻게 하면 빠르게 좁힐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나의 노력과 실천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었다.


  또한,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 상담을 추천한다.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도 있어, 여러 대화를 나눠 접해보지 못한 세상을 맛볼 수 있었다.


  물론, 상담에 참여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와 다르게 실천력이 좋은 사람, 지식이 많은 사람, 꿈이 많은 사람, 친화력이 좋은 사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니,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조금은 용기를 내어 상담을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개인상담보다는, 이러한 집단상담을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누구는 잠을 자느라 놓치는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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