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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5회_ 장려상] 한 걸음 물러나 나를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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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떠올려보면 나는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고등학교를 3학년 때 자퇴했다. 고등학교를 자퇴할 정도로 열심히 달려온 공무원 시험에는 떨어졌다. 그렇게 도망치듯 대학교에 입학했다. 남들이 주로 달리는 선로에 나를 끼워 맞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대학교를 입학하고 나서도 졸업 후의 미래가 너무 무서워 마음은 편치 못했다.


 

상담을 받기 전, 나를 바라봤을 때 나는 뒤처진 인간이었다. 어떻게든 남들과 동일선상에 있기 위해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기간과 군휴학기간 동안 많은 자격증을 땄다. 또한 높은 어학점수를 취득했다. 하지만 너무 달려온 게 문제였을까. 늘 무언가를 최대한 하려고 했고 손에 무언가 잡혀야만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대인관계는 늘 뒷전이었고 혼자 있는 것이 편했다.

 

타인을 대하는 법을 잊은 것 같고 타인이 무서워졌다. 누군가가 늘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고 그나마 편한 사람들 마저도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나 자신을 증명해 내야만 할 것 같았다. 무언가 고쳐야만 했다. 언뜻 휴학하기 전에 들었던 개인 상담이 생각났다. 그래서일까 충동적으로 상담을 신청했다. 동시에 내 심리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혼자 있어온 시기가 길었기에, 내게 어딘가 뒤틀린 모습이 있을까 살펴보고 싶었다.

 

상담은 총 10회차로 이루어졌다. 초중반의 상담에서는 진로에 대한 초조함과 불안함을 다뤘고 후반의 상담에서는 대인관계에 대한 것을 다루었다. 진로에 대한 초조함이 대인관계를 뒷전으로 미룬 근본적인 원인이었기에 먼저 이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었다. 면접이라도 보는 듯, 상담사님께 나름의 내 업적들을 말했다. 상담사님께서도 이 부분을 좋게 봐주었으나.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상담을 하면서 내가 초조함을 느끼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질문을 주로 해주셨다. 이 부분은 나도 깊게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달려왔던 길을 회상해 보니 내가 생각한 가장 컸던 초조함의 원인은 남들보다 1년 늦은 “시기”였다. 상담을 하면서 이 1년이라는 시기가 남들이 단순히 휴학을 하든, 다른 이유에서든 별 반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동일선상에서 보면 내가 빠른 부분이 있었다. 또한 내가 가진 초조함이 내가 많은 자격증을 따고 높은 어학점수를 받게 되었던 원동력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완전히 뿌리뽑는 것보다는 강점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을 할 수 있었다. 그 후에는 마음에 있던 짐들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다룬 부분은 초조함으로 인한 휴식의 부재였다. 늘 손에 뭐가 잡혀야 마음이 편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지쳐 주말에도 쉬어도 쉰 것이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반복됐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담사님이 과제를 주는 형식으로 문제를 다루어주셨다. 방식은 하루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죄책감을 가지지 않기였다. 솔직히 너무나 달콤하게 다가온 과제라서 조금 놀랐다. 하지만 동시에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솔직히 상담을 받는 기간 동안은 이 과제를 잘 끝내지 못한 것 같다. 너무나 달콤해 보였지만 그 달콤함에 빠져나오지 못할까 봐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상담 회차 때 상담사님이 말씀해 주셨던 조언이 이 과제를 잘할 수 있게 도와줬다. 우리가 흔히 아는 높은 성취를 이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그만큼 휴식을 잘할 수 있기에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너무나 뇌리에 꽂힌 조언이었고 생각해 보면 매일매일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것은 기계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것이라는 걸 금방 알게 되었다. 따라서 휴식을 하고 업무를 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교해 보니 실제로도 휴식을 하고 업무를 했을 때, 집중도나 결과물이 좋았다. 그 결과 휴식에 있어,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대인관계 부분은 내가 그동안 타인을 대해오던 방식을 이야기하며 상담이 이루어졌다. 또한 나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정식 MBTI검사 또한 같이 진행되었다. 먼저 상담을 하면서 내가 가졌던 잘못된 생각은 항상 원만하고 폭넓고 깊은 대인관계를 가져야 하는, 남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MBTI 검사와 상담을 동시에 받으며, 나는 혼자 있으면서 에너지를 보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타인을 만날 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법으로 효율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대해왔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나 자신을 구체적으로 알고 나니 이상적으로 대인관계를 쌓아야겠다는 부담감이 덜어졌다. 


결론적으로 초조함, 휴식의 부재, 대인관계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다뤘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나보다는 남들의 시선을 맞춰서 나 자신을 대해왔다. 그리고 타인에게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이제는 이 짐을 덜고 시선을 내게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상담을 마치며 느낀 점은 삶에 있어서 절대적인 정답도 오답도 없다는 점인 것 같다.

 

동시에 답이 명확해진 것 같았다. 상담을 받고 난 후, 충동적으로 상담을 신청을 했던 그 시기의 나를 돌아보니 상담을 하기 전에 했던 걱정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걱정이라는 감정이 성실함을 불러와 좋은 결과를 가져다줬다. 대인관계도 내 성격에 맞춰 효율적으로 사람을 대해왔고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있는 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대할 수 있었다. 따라서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과도한 걱정보다는 후회 없는 선택에 집중하게 될 수 있었다.

 

이제는 남들의 시선에 나를 채찍질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소소하거나 큰일에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비록 이 10회차의 심리 상담이 내 인생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작은 파동이 되었다는 점에서, 시선의 방향을 타인이 아닌 내게 돌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이 수기를 읽는 학우들에게 심각한 우울 같은 문제가 있지 않아도 상담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고 내면의 성장 또한 이룰 수 있다.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질문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으며 다양한 심리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도 있다. 또는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꺼리고 회피하는 학우가 있다면 그런 학우들에게는 더욱 이 개인 상담을 더욱 추천하고 싶다. 10주의 기간 동안 나를 성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내게 있는 문제가 사실상 돌아보면 별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걸 알 수 있고 반대로 문제가 있다면 그걸 해소할 수도 있다. 상담을 한 번 받아본다고 내 삶에 큰 손해를 보는 일은 없다. 충동적으로 상담을 신청해도 괜찮으니 많은 학우들이 강원대 학생상담 센터를 이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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