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3회 학습상담_장려상] 비전공 편입생의 대학 생활
- 작성자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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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도 2학기 때 상담을 받은 이후로, 24년도 여름방학까지 총 2번의 상담을 받은 학생입니다.
20살에 체육학과를 진학했다가 1학기만 다니고 그만두고, 군대를 갔다 와서 전문대학교 미디어 콘텐츠 학과에 진학해서 2년 후 졸업과 동시에, 강원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로 편입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대학교만 해도 강원대학교가 3번째 학교이고, 학교를 옮길 때마다 전공도 바뀐 만큼 평범한 케이스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동기를 만나고, 친구를 사귀다 보니 생각보다 저처럼 편입한 학생들, 거기에 전공이 다른 쪽으로 편입한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2년도에도 참여했었지만, 이번에는 저와 비슷한 케이스의 학생이 있다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하기에 해당 공모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22년도에 편입했을 당시에는 3학년이었기에 수강 신청 시 3학년에 맞춰서 신청할 수 있었지만, 저의 전공지식은 신입생이랑 다를 바 없었고, 3학년 전공과목은 이제 막 컴퓨터 공학에 발을 들인 학생이 들을 만한 난이도의 전공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1학년, 2학년 학문 기초, 전공과목에 자리가 남아 있는 1, 2개 과목만을 가지고 겨우겨우 따라가면서, 풀 학점을 들었지만 역시나 학점은 낮았습니다. 편입 후 1학기만을 다녔지만, 꽤 큰 우울감에 빠졌습니다. 편입을 위해서 토익 공부를 하고, 면접을 준비하고 해서 힘들게 편입했지만, 성적은 이미 낮았고, 또한 계속해서 1, 2학년 과목을 먼저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3~4학년 수강 신청 날에만 가능하고, 나머지 1, 2학년 때 배우는 기초 전공들은 남은 자리가 있어야만 신청이 가능한 상황인데 이렇게 2년을 다닌다면 학점이 오를 리 없었고, 시간과 비용도 너무 많이 드는 것이 걱정됐습니다. SNS상에서 대학마다 상담센터가 있다는 것을 보았고, 찾아보니깐 강원대학교에도 있는 것을 알고 22년도 22학기에 처음으로 신청하게 됐습니다. 이때는 지금과 같은 고민보다는 저처럼 많은 비전공 편입생, 전과생들이 겪을 만한 고민이었습니다. 위와 같이 학점은 안 나오고, 이렇게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할지, 아는 사람도 없으니, 조언을 구할 만한 사람도 없고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상담 선생님께도 이러한 고민을 말씀드렸고 상담선생님도 위로해 주시고, 저의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이때 단순히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도 저와 같은 케이스의 편입생들, 거기에 컴퓨터 공학 전공을 다니는 학생들의 여러 상담 데이터를 말씀해 주시면서 이전에 편입생들은 어떻게 공부했고, 무엇을 활동했는지, 컴퓨터 공학 전공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했는지 등등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말씀해 주셨기에 단순히 말만 하는 위로가 아닌, 현실적인 위로와 조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상담을 계기로 다시 힘을 내서 수강 신청은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방학 때 최대한 기초를 다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렇게 찾는지 보니 강원대학교 내에서도 무료로 자바, 파이선, AI 등의 기초를 알려주는 1~2주짜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있어서 정말 기간만 맞으면 다 신청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3학년 2학기와 방학 때 배운 언어강의 정도는 얼추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됐고, 전공 6개 모두를 챙기지 못하더라도, 이전처럼 완전히 손 떼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가 됐습니다. 3학년 겨울방학에도, 4학년 여름방학에도 계속해서 신청하면서 다녔습니다. 그렇게 전공과목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하다 보니, 컴퓨터 공학과 동기들도 알게 되고, 그렇게 동기들과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점차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24년도에는 사실 원래라면 22~23년도만 해서 3, 4학년이었으면 졸업이었지만, 비전공으로 편입해 보니 전공과목의 점수가 이수 된 게 하나도 없고, 교양도 이수 되는 게 거의 없어서 총 4학기 동안 18학점씩 4번을 들어도 족했습니다. (거기에 전문대랑 다르게 전공, 학문 기초, 교양 등 여러 가지가 있어서 잘못 신청해서 엇나간 과목도 1, 2개 있었기에) 그렇게 5학년까지 다니게 됐고, 저의 나이는 27살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했지만, 그렇다고 그 말만 들으면서 한가하게 지낼 때는 아니었습니다. 이전과 같이 최대한 수강 신청을 하면서 강의를 들었는데 달라진 점이라면 3, 4학년 때 거의 전공만 들어서 신청할 전공과목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또한 이제는 3, 4학년 과목도 선수과목을 이수해서 도전해 볼 만한 과목들로 보였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었던 거 같습니다. 동기들과 프로젝트도 같이하고, 방학 때 했던 프로그램에서 만난 친구들과 창업동아리도 진행하고 하면서 24년을 보냈습니다. 이때 2학기 때 상담을 신청한 이유는 이전처럼 심리적 고민이 아닌, 지금까지 제가 해 온 것을 가지고 취업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상담을 받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전공 공부를 계속해서 해왔지만, 그렇다고 평범한 컴공과 동기들보다 학점이 크게 높지도, 그렇다고 내세울 만한 프로젝트가 있지도, 또한 컴퓨터공학과 안에서도 택한 특정 분야가 지금까지는 제대로 없었기에 진로 고민이 컸기에 다시 상담받으러 왔습니다. 2년이란 시간 동안 그동안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를 사귀고 하면서 생활하다 보니 성격도, 분위기도 제가 생각해도 편입했을 당시보다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상담사분이랑 상담을 하면서 저에 대해서 얘기해 주시는데 들어보니깐 스스로 봐도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이번에는 진로 고민인 만큼 제가 취업을 위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뭐 자격증, 프로젝트 등 이런 것들을 말씀드리고 하면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저와의 생각이 달랐던 것이 솔직히 말하면 체육학과를 그만둔 이유도 미래가 너무 없었고, 전문대에서 편입을 생각한 이유도 미디어 콘텐츠 학과를 다닐 당시에 교수님과 춘천 MBC에서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으로 교수님이 가셔서, 거기에 촬영 보조로 방학 동안 일을 했었는데 교수님이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셨을 때, 학벌이 단순히 좋은 대학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력서상에서 그 사람의 성실도를 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말씀해 주셨고, 저도 당시에는 전문대에, 전공도 크게 전문적인 전공이 아녀서 취업이 될까,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생각 속에서 편입했던 것이기에, 이전 과거의 이력은 저로서는 너무 부끄러웠고, 항상 고등학생 때 공부를 해서 진작에 컴퓨터 공학과를 제때 왔으면 좋았을까? 하는 후회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분이 그걸 무시하지 말고, 오히려 강점을 만들라고 하셨는데 당시에 저한테는 꽤 신기했습니다. 컴퓨터 전공으로 취업하려는데 미디어 분야도 포함하라는 말이 신기했습니다. 그때 예를 들어주셨었는데 ‘정석 루트인 일자형 고속도로를 밟고 컴퓨터 공학에 들어온 학생들과 비교하면 성적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가 아닌 계단식으로 한 단계씩 올라오면서 컴퓨터 공학을 배워간다고 생각해라’ 이런 예를 들어주셨었는데 한 번에 와닿았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컴퓨터 공학에 들어오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했을 것이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여러 시련과 고민을 하면서 성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사분이 예시를 통해서 저에게 전달해 주려는 것이 단순히 학생들과 비교하는 것은 아니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그제야 여러 미디어에서 말하는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하라는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정말 몸으로도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2학기는 여태 편입 후 받은 학점 중에 제일 높은 평점이 됐습니다. 남들이 보면 평범하다 생각하겠지만 꾸준히 올라서 제일 높은 학점을 받으니 그것 또한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글 안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상담 시에 위로, 조언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유로로 테스트해서 결과를 가지고 하는 MBTI 비슷한 검사들도 학교에서 지원해 줘서 무료로 가능하기에 더 좋았고, 상담사분들도 이를 베이스로 각각 나타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셔서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25년도에 강원대학교로 편입하거나, 아니면 자율전공학부에서 전공을 선택하거나, 전과하거나 등등 그뿐만 아니라 여러 학교에 다니면서 고민거리가 있는 사람들 있으면 한번 상담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학생 기숙사, 자취로 혼자 있을 텐데 이러한 고민과 감정을 풀려고 친구들 만나고, 술 마시고 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맨정신일 때 고민과 대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걸 모두가 혼자 해결할 수는 없기에 상담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씀드리는 거고요. 상담을 받지 않았다면, 편입 후 그냥 졸업장만 가지고 이곳저곳 관심도 없는데 아무 곳이나 지원하면서 아마 시간을 버리고 있었을 거 같습니다. 학벌, 학점이 문제가 아니라 1학기 성적을 가지고 우울했던 그때 그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쭉 왔을 것이기에, 만약 진짜 심했다면 그냥 학교를 다시 그만뒀을지도 모르는 것이고요. 상담사분이 정답을 알려주신 게 아니라, 저 혼자만이 겪는 고민이 아니고, 제 고집을 완만하게 풀어주시고, 제가 가야 할 여러 개의 길 중에서 좋은 쪽으로 알려주시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신 거 같습니다. 지금은 28살인데 사실 5학년이 끝나서 졸업하는 게 맞는데... 24년도에 학점도 잘 받고, 그제야 3, 4학년 때 욱여넣기 식으로 듣던 전공과목들이 머릿속에서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컴퓨터 공학의 흐름이 이해가 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직은 좀 더 공부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이 전공의 흐름이 보이니깐 관심이 생기는 건지, 25년부터는 지도교수님 밑에서 대학원생을 하기로 했습니다.
24년도 상담에서 해주셨던 말씀으로, 남들의 속도랑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진행하라는 것을 몸소 느꼈고, 그 덕분인지 28살이면 정말 27살이랑 한 살 차이인데 느낌도 아주 다르고. 근데도 아직 더 공부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원까지 들어왔네요. ‘한번 사는 인생’ , 대학원 진학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을 때, 제 주변 사람들도 확답을 주지 못할 때 저 문장만큼 와닿는 게 없더군요. 이번 생에 단 한 번밖에 없을 수도 있는 기회인데 어떻게 하고 싶은지 고민하니, 생각보다 답변이 금방 나왔습니다. 고민하는 것보단 일단 가서 겪어 보는 게 제일 좋으니까, 여러분도 대학 시절뿐만 아니라, 20대가 인생에서 단 한 번 있는 기간인데 저런 고민을 하면서 체력, 시간 쓰지 말고 도움받는 게 창피한 게 아니니깐, 조금이라도 더 빨리 기억에 남을 20대를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