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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2022학년도 4회_가작] 보통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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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심리상담에 참여하게 된 시점은 3학년 2학기가 끝난 겨울방학이었습니다. 저는 3학년 2학기부터 학과의 졸업요건을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에 자의가 아닌 타의로 실험실에 다녀야 했습니다. 힘들기만 할 것 같았던 실험실 생활은 제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연구하고, 연구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실험실 생활은 졸업하게 된다면 바로 취직해서 직장을 다닐 것이라고 저에게 대학원 진학이라는 새로운 미래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주변 동기들과 선배들에게 대학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너는 대학원에 맞지 않는 사람일 것 같아’라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휴학을 할 예정이 없었기 때문에 당장 1년 안에 진로를 결정해야 했고, 그런 생각들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 왔습니다. 그러던 중 ‘학생상담센터’의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가 연구와 맞는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 상담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상담하게 되었던 계기는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고 싶어서였지만 상담을 통해 진로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제 마음속에 열등감을 해결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상담하기에 앞서 직업 흥미 검사를 진행하였고 상담사님과 함께 진로 검사에 관한 결과를 해석하던 중 ‘재능’이란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이 단어를 알게 된 후부터 ‘나의 재능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고, 그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처럼 항상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집에 무남독녀로 자라 부모님께서는 제가 성장 과정 중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주셨습니다. 피아노, 드럼, 기타 등의 악기도 배울 수 있었고, 수영, 스키 등의 스포츠 활동도 해보고 미술학원에 다니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럴 뿐 아니라 학업에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농담처럼 했던 말이 “난 못하는 건 없어, 근데 잘하지는 않아”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매번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보통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에 점점 더 사로잡혔던 것 같습니다.


제 얘기를 들은 상담사님께서 ‘학생은 도형으로 봤을 때 어떤 상황이든 변하지 않는 중심에 있는 사람이다.’, ‘특출난 재능을 가지게 되면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중심을 맞출 수 없다.’, ‘세상에 한쪽으로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무게 중심을 맞춰줄 사람도 필요한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에 저는 머리를 한 대 띵 맞은 것 같았고, 제 오랜 열등감 비슷한 궁금증이 해소되어 기분이 후련해졌습니다. 신기하게 제 진로 검사 결과도 중심축처럼 어떤 분야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저는 제가 대학원에 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저는 상담을 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가 너무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마다 상담사님이 해주신 말씀을 떠올리고 자신감을 충전시킵니다.


상담을 통해 저는 ‘말’이라는 것이 참 대단한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열등감이 상담사님의 말 한마디에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고 힘들 때도 그 말을 통해 이겨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상담한다면 그 사람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비슷하게 난 너무 평범하고 특출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우리는 세상에 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이고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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