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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6회_ 장려상] 나를 마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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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해 보이는 겉보기와 다르게 늘 예민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와 느닷없는 진로 갈등으로 고민이 많은 시기가 찾아왔다. 바로 최근이었다.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매일같이 머릿속은 복잡하고 마음은 무거웠다. 진로선택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쉽게 풀리지 않았고, 나 자신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내몰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지금 하고 있는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끝없는 의문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모든 혼란과 불안 속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며, 나는 결국 상담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었다. 상담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 결정은 결국 내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상담을 받기 전에는 나 자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첫 상담이 끝나고 나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내면의 문제를 억누르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가장 큰 고민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였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불편함은 내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자주 되풀이되는 이런 상황들은 내가 과도하게 예민한 사람이라는 자책감을 더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 문제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소해 보였으며, 따라서 밖으로 표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늘 가슴 한 편에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의 특정 행동으로 끊임없이 불편하다고 느끼다니. 가족, 친구들과 만나면 늘 이러한 불편함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정작 나는 이걸 제대로 표출할 줄 모르고 혼자 앓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외부의 스트레스와 곪아가는 듯한 속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나를 점점 위축시키고 스스로를 더 큰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진로와 관련된 고민도 무거운 짐이었다. 내가 선택한 길이 과연 올바른지, 지금의 선택이 미래에도 만족스러울지에 대한 불안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어릴 때부터 꿈꾸었고, 주위의 모든 사람이 내가 그 길로 갈 줄 알고 있었는데 느닷없는 폭풍이었다. 때론 갑자기 왜 평탄한 길을 벗어나려고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 자신을 질책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신청하게 된 상담은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볼 기회를 제공했다. 상담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도구로 다가왔다. 다시 생각해도 만약 상담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혼자 외딴 섬에 떨어진 것처럼 부유하고 있진 않았을까. 어쩌면 내가 선택한 결정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처음 받아본 상담은 내게 가장 새롭고 값진 경험이었다.


상담의 첫날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상담 선생님 앞에서 처음으로 과거의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이 터져 나왔다. 부모님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상담 선생님은 침착하게 내 말을 들어주시며 내 감정을 인정해주셨다. 벌써 몇 년이나 지난 경험이기에 스스로도 이 정도의 상처로 남아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타인에게서 받은 고통은 나 같이 과거를 곱씹는 사람에게선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태도는 나에게 큰 위안과 안정감을 주었고, 그날 이후로 나는 상담이라는 과정에 더욱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이후의 상담 과정은 마치 실타래를 푸는 것 같았다고 추억한다. 나는 내가 어릴 적부터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고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이런 무의식적인 태도가 결국 내 삶의 많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나의 불편함과 그 원인을 하나씩 되짚어가며 감정을 솔직히 마주하니,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왜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지도 알고 있었고,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나 자신이 불편함에 대해 대응하고 싶은 감정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저 내가 내린 결론이 맞는지,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을 통해, 반복되는 갈등 상황에서 내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과정은 혼자가 아니었기에 든든했다.


상담 중 선생님은 나에게 작은 실천 방법들을 제안해주셨다.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나는 전략을 세우거나, 상대방에게 나의 입장을 부드럽게 전달하는 연습 등이 그것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이를 실천해보면서 나는 불편한 상황을 이전보다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교수님과의 관계에서도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한 결과, 예상했던 갈등은 줄어들었고 관계는 훨씬 원만해졌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며 나는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나는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온 사람이라고 아직까지 생각한다. 그러나 상담 과정을 거치며, 감정의 억눌림이 내 삶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감정이 억눌렸던 이유 중 하나는 타인의 기대와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이러한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인정하고 수용하는 연습을 하면서 나는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 결과, 나 자신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고, 부족함 속에서도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나를 둘러싼 관계에서 내가 느끼는 바도 점차 변화했다. 개인상담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문제를 반드시 직접적으로 해결하지 않아도 관계를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갈등을 피하지 않되, 지혜롭게 대처하는 태도는 나의 관계를 더 깊고 건강하게 만들었다고 보는 바이다.


이러한 변화는 진로에 대한 고민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한다고 느끼는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했지만, 상담을 통해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나는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대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확신이 부족했다. 그렇지만 상담을 진행하며 더 이상 내 선택을 의심하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진로뿐만 아니라 삶의 다른 모든 선택에서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나의 삶에 더 큰 안정감을 주었다. 나아가 상담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다. 나는 그동안 나의 단점에만 집중하며, 잘못된 점을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애썼지만, 상담은 나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기회를 제공했다. 경험한 상담의 효과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내 삶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는 여정이었다.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고, 앞으로 닥칠 어떤 상황에서도 더 침착하고 주체적으로 대처할 자신감을 얻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상담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에는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그 과정은 내 삶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중요한 여정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담을 고민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보길 권하고 싶다. 상담은 단순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정립하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상담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학교 친구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학업과 진로, 인간관계라는 복잡한 문제 속에서 혼자 해결하려 애쓰지 말고,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길 바란다. 상담은 단순히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앞섰지만, 상담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내 삶을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내가 상담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용기였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으며, 때로는 실수와 좌절 속에서 배운다. 혼자서도 분명 성장할 수 있지만, 상담을 통한다면 이런 과정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도움을 받아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아무리 혼자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주위에 아무도 없을 수는 없다. 이것은 언제나 누구든지 타인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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