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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2회_우수상] 번 아웃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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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모인 연말, 우리는 우리만의 “트렌드 코리아”를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각자의 한 해를 바꾼 10가지의 키워드들. 저는 첫 번째로 “학습 상담”을 꼽았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저는 놀랍도록 차분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스트레스에 잠 못 드는 날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행복한 한 해의 중심에는 학습 상담이 있었습니다.


저는 오랜 수험생활을 겪고 또래들보다 늦게 입학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 스스로 목표치들이 버무려져 여러 번의 수능을 봤고 여러 번의 실패를 맛봤습니다. 강박적인 생활을 한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23년 1학기에도 새벽 6시에 일어나 화상영어 수업을 들었고, 주 5일 토익 수업을 수강했고, 과제와 시험에 온 신경을 쏟았습니다. 평소에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타입이지만, 이 시기에는 스스로를 더욱 다그치고 몰아세웠습니다. 친구들의 취직, 공무원 합격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조급해졌습니다.


최용 선생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2023년 4월이었습니다. 저는 러닝코어 프로그램의 가르치미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가르치미의 학습 상담은 필수 요건이 아니었지만, 그 시기의 저는 누군가의 도움이 정말 필요했습니다. 공부하다가, 자려고 누웠다가, 길을 걷다가도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습니다. 심지어는, 밥을 먹다가도 눈물을 흘려 친구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 지쳤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강박적으로 몸을 일으켜 하루 일정을 소화해 냈습니다. 이유 없이 굴러가는 쳇바퀴에 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번 아웃을 겪고 또 겪고, 더 이상 힘을 낼 힘조차 없다고 느껴질 때쯤 최용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2023년 4월 12일, 첫 상담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저 엉엉 울고, 갑 티슈를 끊임없이 벅벅 뽑았던 기억이 납니다. “매일매일 그렇게 많이 울었는데 더 울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펑펑 울고 나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던 기억도 납니다. 학교, 학과, 지위, 나이 다 떼고 나니 나를 설명할 단어가 없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것을 할 때 행복한지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상담을 마치고 나올 때 머리가 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불빛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첫 상담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상담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전에는 본가에서 춘천으로 올 때 정말 많이 우울했습니다. 돌아오기 전날 밤부터는 밥도 잘 먹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시작한 이후로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졌습니다. 수요일이 되면 일찍이 상담센터로 달려갔습니다.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한 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공부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우울함은 얼마나 줄었는지, 어떤 도전을 했는지와 같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잘 들어주셨고,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상담을 마칠 때마다 끙끙 고민하던 수학 문제를 하나씩 푸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명쾌한 답을 주시거나, “이런 풀이 방법도 있어.” 하고 알려주는 해설집 같았습니다. 답이 보이지 않던 고민을 하나씩 풀어나갈 때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상담을 마칠 때마다 다음 주의 내 모습이 기대되었습니다. 월요일, 화요일을 보내고 지칠 무렵 수요일이 왔고, 상담으로 힘을 받으면 목요일, 금요일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 회기를 거듭할수록, 많이 여유로워짐을 느꼈습니다.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날도 줄어들었습니다. 우울로 가득했던 일기장에도 희망적인 단어들을 하나둘 적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5회기 상담을 마친 날 적은 일기입니다.


2023년 5월 10일

요새는 진짜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낀다.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느낌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하루하루 후회 없고 여유 있는 사람이기를


5회기 상담을 마친 이후에는 가장 큰 고민이었던 “번 아웃”도 해결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쉴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오랜 수험생활을 겪은 이후 드라마, 게임처럼 중독성 강한 것들도 아예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결과물이 나오는 대외활동, 토익과 같은 일정들을 끊임없이 집어넣었습니다. 머지않아 번 아웃이 오면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할까.” 하며 스스로를 탓하곤 했습니다. 오랜 습관이 나아진 것은 선생님께서 “스트레스 돌려막기” 방법을 가르쳐주신 다음부터였습니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 내가 해왔던 방식 덕분에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기를 거듭할수록 “나”를 서서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학습 상담 덕분에 힘겨웠던 1학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토익 강의를 중단했고, 욕심부리던 것들을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양손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습 상담 덕분에 1학기 15학점 수강, 4점 초반대의 학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학기부터는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것들을 많이 적용했습니다. 이전에는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했습니다. 머릿속은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해.”하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2학기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잘 보지 못해도 음료를 척척 잘 만드는 나, 어제 외운 단어를 까먹었어도 손님에게 인정받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내가 생기니 자연스레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방법들을 적용하니 시험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2학기 18학점 수강, 4점 중반대의 학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습 상담을 할 때마다 편협한 시야를 넓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멀리 보고, 크게 보니 작은 것들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전에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쳐내는 느낌이었다면, 상담 이후로는 하루하루를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회가 놀라울 정도로 변화하는 나를 보며 “실천”하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습 상담 이후 우울했던 하루는 행복한 하루로 바뀌었습니다. 눈물은 웃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학습 상담을 신청하기 전 주저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매 상담이 행복했습니다.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꼭 학습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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